로지스팟 고문이자 삼영물류를 이끄는 이상근 대표님을 만나 최신 물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매일이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 물류는 어디쯤 왔고 앞으로 어떤 기회가 있을까요?
In brief
뉴노멀 공식
1. ‘디지털 전환’으로 게임의 법칙이 바뀐다.
2.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 현상이 빠르게 나타난다.
3. 동종 산업 내 경쟁은 무의미해진다.
Q. 로지스팟 에디터(이하 생략): 2016년 미래를 정의하는 말로 ‘4차산업혁명’이 떠올랐죠. 그리고 지금은 그 자리에 ‘뉴노멀’이 대신합니다.
이상근 대표(이하 생략):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산업혁명이 점화됐습니다.
4차산업혁명은 디지털 기기와 인간, 물리적 환경의 융합에 의한 산업혁명, 즉 물리적 세계(현실)와 사이버 세계(가상) 그리고 바이오 세계(인간)의 융합이 만드는 산업혁명으로 정의합니다. 이 혁명은 AI, IoT, 빅데이터, VR/AR, 로봇, 바이오 등의 기술혁신을 통해 현실화됐죠.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은 하드파워가 지배하던 혁명이었어요. 자원을 투입(Input)하면 자동차와 같은 유형의 생산품이 산출(Output)되는 식이었죠.
하지만 4차산업혁명의 중심은 소프트 파워입니다. 상상과 아이디어가 투입되면 ICT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혁신적 서비스가 산출되어 신시장을 창출합니다. 4차산업혁명은 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과 표준, 즉 뉴노멀로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디지털로 간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Q.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바뀔 뉴노멀의 공식을 말해주세요.
먼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으로 게임의 법칙이 바뀝니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거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 IoT, AI 같은 첨단기술을 이용, 고객 및 시장의 파괴적 변화에 적응하는 지속적인 활동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해 전 시스코 회장인 존 체임버스는 “디지털로 간 기업만 살아남는다”고 단언했죠.
둘째, 산업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빠르게 나타납니다.
제조업의 원조라 할 수 있는 GE 항공사업부의 사례를 알 거예요. 엔진과 부속시스템 등의 제품 판매와 더불어 엔진 도입에 따른 리스 등 금융서비스, 엔진의 원격진단과 점검, 사용자 교육, 유지보수 서비스,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사업화해 높은 수익성을 창출했죠.
유통업도 마찬가지입니다. 2016년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이런 말을 했어요. “머지않아 전자상거래란 말이 사라질 것이다”라고요. “온라인 만으로만 존재하는 커머스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들다”며,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 물류 인프라는 하나로 통합한 ‘신유통’이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셋째, 이미 산업 카테고리는 사라졌습니다. 이에 따라 동종 산업 내의 경쟁은 무의미합니다.
흔히 말하는 제조업, 유통업, 서비스업 등의 구분은 과거의 정의에 따른 겁니다. 어떤 산업은 이 기준과 정의를 100년도 넘게 사용해왔어요. 뉴노멀 시대에는 새로운 정의가 필요합니다. 그동안 사회, 산업, 생활, 기술과 사람, 세상도 다 바뀌었는데, 과거의 산업 간 경계가 굳건하다는 건 전근대적이 생각이죠. 모든 산업이 ICT와 접목되면서 산업의 경계가 지워졌습니다.
Q. 산업의 경계가 사라지고, 연결되거나 합쳐지면 ‘경쟁회사’의 개념도 바뀌겠네요.
현대기아차, GM, BMW, 벤츠, 토요타, 폭스바겐 등 쟁쟁한 자동차 회사의 경쟁자는 지금까지 차를 한 번도 안 만들어본 테슬라, 또 차를 만들 생각도 없는 우버잖아요. 또 구글과 애플 등도 직접 자동차 제조에 뛰어들며 자동차 회사들의 새로운 경쟁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제 자동차가 IT가, IT가 스포츠와, 스포츠가 패션과 경쟁합니다. 동종업계의 시장 점유율이나 ‘업계 1위’라는 타이틀도 의미가 약해지고 있어요.
이 변화의 시대에서 기업은 업의 정의를 새롭게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회사가 어디에 있는지, 진짜 경쟁상대는 누구인지 점검해야 할 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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