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공급망을 재편합니다. 뉴노멀, 새롭게 떠오른 공급망 관리법 중 ‘탄력적 공급망’을 소개합니다. 탄력적 공급망의 근간은 디지털 기술의 도입입니다. 특히 운송에서 디지털이 어떤 역량을 가지는 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1. 애자일 로지스틱스
코로나 이후의 물류, 애자일 로지스틱스
– 애자일 로지스틱스란?
–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조건
속도전 된 물류,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조건
– 가시성 확보
–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 실행의 열쇠, 사람
애자일 로지스틱스 실전 전략
– 디지털 환경 만들기
– 기업에 맞는 전략 파트너 선정하기
– 디지털 플랫폼의 필수 조건
2. 성공하는 공급망 관리와 애자일 로지스틱스
성장 위한 ‘고객중심’ 공급망
– 성장을 위한 정공법
– 고객중심 공급망을 만드는 네 가지 공식
– 고객이라는 기본으로부터
탄력적 공급망, 열쇠는 ‘디지털’ (현재글)
– 탄력적 공급망 설계
– 탄력적 공급망과 애자일 로지스틱스
– 위기의 일상화, ‘다른 결정’을 내리려면
2021년 5월,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가 적시생산(Just In Time, JIT)으로 상징되는 공급망 관리에서 50여년 만에 후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코로나 19의 여파 때문입니다. JIT는 재고를 최소화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도요타 자동차가 1970년대 이른바 ‘도요타 생산 시스템’을 성공시키면서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죠.
하지만 JIT는 2011년 동일본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에 그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최종 공정에 이르기까지 낭비 없이 재고를 맞추는 방식은 공급망이 어느 하나 단절되면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도요타가 중요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서 일부 하청 업체에 일정 수준의 재고 확보를 요구하는 등 보완책을 강구해오고 있다며, 효율을 추구하던 자동차 공급망이 50여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그 변화의 속도를 채찍질하고 있습니다.
이런 공급망의 변화는 자동차 제조업체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지진이나 코로나19와 같은 ‘손 쓸 수 없는’ 충격에 대비해 기업은 기존 공급망에서 탄력적 공급망으로의 변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탄력적 공급망 설계
탄력적 공급망이란 외부에서 발생한 장애로부터 신속히 회복하는 공급망을 말합니다. ‘탄력적(resilience)’이라는 말은 재료과학(material science)에서 비롯한 단어로, 변형 후에도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는 물질의 특성을 일컫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일부 기업만이 이런 탄력적 공급망을 구축했습니다. 대부분이 비용과 효율에 초점을 맞췄죠. 하지만 코로나19로 기존 공급망이 팬데믹에 약점을 노출하면서 많은 기업이 탄력적 공급망 구축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권오경 교수의 <공급사슬관리>에 따르면 탄력적 공급망은 공급과 구매, 생산, 고객관리, 통제시스템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① 공급과 구매
먼저 소수의 공급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수의 공급자를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2011년 동일본 지진 당시 도요타가 공장 가동 중단 사태 등의 타격을 입은 이유도 국내 부품에만 의존했기 때문입니다.
② 생산
생산 역시 생산시설 중 한 곳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이에 대응할 수 있게 상호운용성을 갖춘 복수의 시설을 두는 방안이 대안이 됩니다.
또한 생산시설간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만드는 일도 중요한데요. 예를 들어 1994년 갑작스러운 눈보라로 루이스빌에 있는 UPS의 항공화물 집결지가 폐쇄됐을 때, UPS는 타지역 직원을 루이스빌 공항으로 파견해 화물처리를 지원했습니다. 이러한 대처가 가능한 이유는 UPS의 화물처리 프로세스와 장비가 표준화됐기 때문입니다.
③ 고객관리
공급망에 장애가 발생하면 관리자는 무엇보다 어떤 고객을 먼저 서비스할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제품 취약성, 수익성, 비용 등 내부의 기준을 고려해 선택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방식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공정한 프로세스로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에 손상을 입지 말아야 합니다. 기업이 장애에 지혜롭게 대처할 경우, 오히려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④ 통제 시스템
공급과 구매, 생산, 고객관리에서의 방안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장애를 신속하게 인지하고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탄력적 공급망은 디지털 기술 도입 없이는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MIT 기술전문 저널 ‘MIT 테크놀로지 리뷰 인사이트(이하 MIT)’가 2020년 발간한 <탄력적 공급망 구축(Building resilient supply chains)> 역시 탄력적 공급망의 근간은 디지털 기술의 도입이라 강조합니다. MIT가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가 팬데믹에 대응해 디지털 전환을 강화했다고 대답했죠.
기업은 디지털로 예기치 않은 위험을 감지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합니다. 운영이 중단되는 것을 막고, 사전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공급사슬 전반을 디지털로 관리해 정보는 더욱 세분되고, 정보의 제공 역시 시기적절해집니다. 이로써 담당자들은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은 공급망의 가시성을 높입니다. 프로세스마다 데이터를 수집하기 때문에 잠재적 위기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탄력적 공급망과 애자일 로지스틱스
공급망의 변화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기업의 숙제였습니다.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상품이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로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고객은 당일 혹은 익일 배송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로지스팟이 물류를 ‘속도전’에 비유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탄력적 공급망을 위해서는 운송 역시 디지털로 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한 완구제조업체는 “한 품목당 구매 규모는 평균보다 70% 줄어들었지만, 구매 건수는 100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합니다. 소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했던 과거에는 비슷한 상품을 대량으로 묶어 트럭에 적재해 운송하는 방식이 효율적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 기업은 화물운송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고자 디지털 운송 파트너를 찾았고, 운송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물품에 맞춘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커니(Kearney) 역시 탄력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운송의 디지털화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커니는 탄력적 공급망을 구축을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치라고 조언하는데요. 스트레스 테스트란 공급망 내 위험을 인식하고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것으로, 주기적으로 공급망 내 핵심이 되는 공급업체와 고객, 공장, 유통, 물류센터를 점검하고 부품, 공정재고, 완제품 재고 위치와 물량 등을 확인하는 일을 말합니다. 특히 운송은 대부분의 기업이 파트너사와 진행하기 때문에, 파트너사의 디지털 역량을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운송을 디지털로 관리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① 실시간 가시성
가장 큰 장점은 가시성이 확보된다는 점입니다. 공급망을 거치는 동안 어느 단계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 내부, 협력사, 운송사, 차량 기사 등 물류 네트워크 전반의 가시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가시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갑작스러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없습니다. 고객을 잃지 않으려면 기업은 어떤 변화에도 이전과 동일한 레벨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비용은 이전보다 더 높아질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이익에 영향을 미칩니다.
② 상품의 이동 확인
디지털 운송을 통해 기업은 어떤 재고가 어디에 있고, 언제 출고되고, 어떤 고객의 오더가 발송돼야 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서류 또는 파일로 주고받던 출하 리스트 등을 플랫폼으로 옮겨 담당자간 별도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아도 재고나 상품 확인이 가능하고, 플랫폼을 통해 인지한 물품 정보로 배차와 입출고 담당자가 좀더 빠르게 사전 준비를 마칠 수 있습니다.
③ 빠른 의사결정
위 두 가지가 가능하면 담당자간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이 빨라집니다. 화주, 운송사, 기사, 고객사 등 운송에는 많은 담당자가 참여합니다. 화주와 고객사만 하더라도 배차, 입출고, 재고, 정산 등 담당자가 서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에 본사를 둔 VDM메탈즈코리아의 경우 서울과 김제에 사무소와 서비스센터를 운영합니다. 제품이 고가이다보니 운송에 신경을 쓰는데, 운송업무가 있을 때마다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사무소와 서비스센터가 커뮤니케이션을 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사용으로 서로 같은 정보를 보고 커뮤니케이션함으로써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불필요한 업무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위기의 일상화, ‘다른 결정’을 내리려면
로지스팟 고문이자 삼영물류 대표인 이상근 박사는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는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점점 나아지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혼란도 극복 중이지만, 자연재해나 전쟁, 국가간 분쟁과 새로운 바이러스 출몰과 같은 공급망을 붕괴할 사건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릅니다.
위험에 처할 때마다 위험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서는 늦습니다. 기업은 탄력적 공급망 구축을 통해 공급망 위험요인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디지털 혁신은 변화의 관리입니다. 조직이 모든 결정에 정보를 제공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면 사고방식이 달라집니다. 대응이 뛰어난 조직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립니다.
마리아 지저스 센즈(Maria Jesus Saenz), MIT 교통물류센터 디지털 공급망 혁신연구 책임자
그 시작은 디지털 기술의 도입입니다. 운송에서 시작해보세요. 로지스팟은 애자일 로지스틱스를 통해 물류뿐 아니라 기업 변화에 혁신을 가져올 파트너입니다.